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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인부를 따로 부르는 셀프 창고 리모델링의 주의사항
    일상이야기 2023. 1. 25. 07:5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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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예전에 창고를 주거용으로 고칠 일이 생겨서 여러 곳에서 단가를 알아보았습니다.

    기본적인 내부 단장은 다 직접 할 생각이었지만, 설비 쪽은 힘도 들고 귀찮기도 해서 그것만 사람을 쓸 생각이었죠.

     

    그래서 일단 전문 설비 업체에 연락을 했는데 단가가 생각보다 많이 나왔습니다.

    배관을 까는 것부터 보일러 엑셀 파이프 돌리는 것까지만 하는데도 몇 백이 나왔거든요.

    창고가 고작 10평 밖에 안 되는데 말이지요.

     

    가격이 너무 비싼 것 같아 일당으로 쓸 수 있는 사람을 불러서 견적을 내보니 설비 업체에 통으로 맡기는 것보다 100만원 이상은 아낄 수 있겠더군요.

     

   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일당을 불러서 공사를 시작했습니다.

    하지만 이게 지금에 와서 이런 문제들이 터질지 어찌 알았을까요...

     

     

    사건 발생 1.

    오수관을 설치하려면 기존 오수관이 지나가는 곳까지 시멘트 땅바닥을 다 까뒤집고 기존 걸 잘라내서 거기에 조인트를 해야 하지요.

    이걸 직접 하기 싫어서 설비를 맡겼더니 하필이면 여기에서 문제가 터졌네요 -_-;

     

    공사한 뒤에 한 반년 쯤 지나서인가 새로 공사한 부분의 땅이 쩍쩍 갈라지더니 어느새 살짝 꺼지기까지 했습니다.

    자동차가 지나가는 길이라서 계속 충격을 받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데요, 처음에는 그냥 시멘트만 다시 하면 될 줄 알고 햄머드릴로 살짝 파보았습니다.

     

     

    하지만 이게 웬 걸.

    안쪽을 들여다보니 바닥에 물이 고여있는 게 아니겠습니까...

     

    물을 내려보니 실제로 물이 흘러 나오는데 문제는 아무리 뒤쪽을 만져봐도 깨진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이었습니다.

    그래도 그냥 둘 수는 없겠다는 생각에 그냥 큰 맘 먹고 절단을 해봤지요.

     

    아니나 다를까...

     

    안 깨졌네요?(...응?)

     

    혹시 똥관이 아닌가 싶어서 옆의 하수관도 같이 짤라봤는데, 어라?

    이것도 아니네요?

     

   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싶어서 시멘트를 계속 까 뒤집다 보니 결국엔 문제를 발견했습니다.

    바로 집 벽을 통과해서 아래로 꺾어지는 부분의 ㄱ자 관이 살짝 분리가 되어 있더라고요.... 하. 하. 하.

     

     

    사실 이 설비 공사를 할 때 바빠가지고 대충 맡기고서 감시를 안 했는데(사실 집주인 입장에서 그 공사하는 거 일일이 감독할 수가 없잖아요...)

    그 때 작업했던 부분이 문제가 생긴 거였습니다.

     

    하... 쌩돈 들여서 이게 무슨 고생인지.

     

    게다가 들어가지도 않은 나사못은 뭘 그렇게 긴 걸 박아놔서 휴지 같은게 나사못에 걸리게 만들었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공사 내용이 마음에 든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.

     

    하지만 이렇게 일당을 부르는 사람은 문제가 발생해도 잘 오질 않고, 아예 모르는 사람도 아니라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.

    지금 생각해보니 증거 사진이라도 찍었어야 했는데...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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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아무튼 간당간당도 아니고 아예 떨어져나간 관을 다시 이어 붙이고, 본드 바르고 자른 곳 다시 조인해서 연결을 끝낸 다음에는 아무리 무거운 자동차가 지나가도 땅이 안 꺼지게끔 각관으로 틀을 짜서 바닥에 심어놓았습니다.

     

    그리고 시멘트 미장을 끝내 놓으니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진 아직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고는 있네요.

     

    제가 공사를 처음부터 했으면 제 탓이겠거니 했을 텐데, 돈을 받은 사람들이 일을 이렇게 해놓으니 참 속이 쓰리더군요.

    그렇다고 제가 일을 안 하려고 사람을 불렀는데 그걸 일일이 감독하는 것도 문제고요.

     

    그러니 혹시 창고 같은 걸 셀프 리모델링을 하기 위해 인부를 부를 경우에는 이런 부분을 잘 따져보시길 바랍니다.

     

     

    사건 발생 2.

    인부를 썼던 두 번째 이유는 보일러 배관을 아직 한 번도 안 해봤기 때문입니다.

     

    보일러 배관 역시 시멘트 아래에 뭍히는 것이라 실수하면 어쩌나 고민이 되었기에 한번 배워볼 겸 사람을 부른 것이었거든요.

     

    실제로 엑셀관 돌리는 모습을 보니 크게 어려워보이는 건 없었는데, 지금 생각하면 제가 직접 해볼걸 하는 생각도 듭니다.

     

    아무튼 이 보일러가 반년이 지나니 문제가 발생했네요.

     

    집 거실 바닥에 언제부터인가 물이 새어나오기 시작한 것입니다.

    이 물이 새어나오는 것도 골치가 아픈 게 바닥의 틈 사이로 어디에서부터 새어나온 건지 일일이 찾아야 한다는 것이지요.

     

    일단 급하지는 않은 상태라 보일러 수도를 완전 잠그고 이건 나중에 날이 따뜻해지면 본격적으로 보수를 할 생각입니다.

    기껏 돈 들여서 사람을 썼는데 결국은 제가 다시 고생을 해야 하니 이걸 어디에 하소연 해야 할지...

     

     

    이걸 또 보일러 깐 사람한테 문제삼을 수 없는 이유가 시멘트 마감을 한 건 다른 인부이기 때문입니다.

     

    즉, 보일러 깐 사람이 문제일 수가 있고, 시멘트 마감한 사람이 잘못 밟아서 문제가 생긴 것일 수도 있지요.

     

    만약 바닥 설비 공사를 애초에 한 업체를 불러서 다 시켰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릅니다.

    그러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업체에 연락해서 해결해달라고 하면 되니까요.

     

    비용은 다소 비쌌더라도 확실한 A/S가 가능한 셈이지요.

     

    하지만 이건 각 공정을 다른 인부를 써서 누구한테 책임을 묻기가 어렵습니다.

    이런 부분은 인부를 쓰는 창고 셀프 리모델링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점인데 지나고 나니까 알게 되네요.

     

     

    뭐, 그렇다고 각 전문 업체를 쓰라고 옹호하는 것도 아닙니다.

     

    인터넷에서 보면 리모델링 관련으로 사기를 당한 분들의 사연을 너무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.

     

    게다가 일반인들의 눈으로 보면 이게 제대로된 리모델링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겠습니까?

    업체는 많고, 가격은 천지차이고, 뭐가 나은지는 모르겠고,

    그러다보니 결국 두 손, 두 발 다 쓰는 셀프 리모델링으로 가는 모양입니다.

     

    저도 이제 두 번 다시 노가다는 안 할 거라 다짐은 했다만,

    차후 무언가 공사할 일이 생기면 그 때도 이 다짐이 계속 유지될지는.... 음....

     

    (부디 공사할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ㅜ.ㅜ)

     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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